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박노가족(朴盧家族)

영화 미장원 스타워즈 책읽기 프렌디 풍수 감성사전 사랑 문자 보물섬 이벤트 첫 눈 가볼곳 아빠 박창현 가족사랑 파주출판단지 보광사 선물 이외수 프렌디 육아 블로그 콘테스트 웃긴이야기 홍천 고구마 동물원 서울대공원 사진찍는법 섬진강 꽃길 살리기 아들 책정리 좋은아빠되기 아이키우기 박노가족 아포리즘 금토마을 마두도서관 박정현 짜장면
분류 전체보기 (427)
살아가는 이야기 (175)
발자국 (118)
해우소 (121)
사진 배우기 (12)
세계여행 (0)

POST : 살아가는 이야기/가볼곳 - 땅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

[오마이뉴스 양허용 기자]제가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동대문 일대와 청계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예전에 청계천을 가로지르던 고가도로는 사라지고 지금은 청계천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벌써 다리가 세워진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 청계천은 아직도 공사중

ⓒ2005 양허용

그 건설 현장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동대문 운동장이 보입니다. 야구장은 아직도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그 옆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축구장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커다란 천막이 덮인 채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이란 이름으로 단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 한번 저곳에 가봐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그곳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2주 전 주말(12일), 사무실로 들어가다가 무언가 살 것이 있어 잠깐 그곳에 들렀습니다. 예전의 재래시장이 생각 나더군요. 그곳에서 파는 물건들도, 그곳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모습도 모두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정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카메라가 있었다면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기사로 올리고 싶었건만 아쉽게도 그날은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지 않았기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 사무실에서 바라본동대문 풍물 벼룩시장의 모습

ⓒ2005 양허용

지난 토요일(26일) 오후, 일이 많이 밀렸던 탓에 사무실에 나가야만 했습니다. 집을 나서다가 갑자기 동대문 벼룩시장이 생각나서 카메라를 챙겨 들었습니다.

동대문 운동장에 벼룩시장이 형성된 것은 1년 전쯤인 2004년 초입니다.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행하면서 청계천, 황학동 일대의 노점상들을 강제로 철거한 서울시에 대해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서울시가 임시로 이곳에 터를 잡아준 것입니다.

제가 벼룩시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쯤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운동장 3면에 걸쳐 겹겹으로 길게 늘어선 좌판들 가득 옷가지며 운동화, 가방, 시계 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가득 쌓여 지나가는 손님들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등 명품 가방이 가득합니다. 진짜일까요?

ⓒ2005 양허용

이곳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옷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양말에서부터 속옷, 신사 바지, 등산복, 가죽이나 모피 코트, 모자 등 입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있습니다. 원하기만 하면 군복이나 경찰복 같은 제복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새 발의 피일 뿐입니다. 과연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전자제품에서 시계, 카메라, 안경, 건강 보조식품, 등산용품, 장난감, 각종 공구 등 종류를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물건이 있을 뿐 아니라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살아 있는 동물을 파는 곳도 있습니다.


▲ 저렇게 번쩍거리는 시계가 만원도 안 됩니다. 품질이 좀 의심스럽긴 하네요.

ⓒ2005 양허용

예전의 황학동 벼룩시장에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예전 황학동 벼룩시장이 그랬듯이 동대문 벼룩시장을 다니다 보면 저런 걸 누가 사가나 싶을 정도로 낡고 오래된 골동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아예 생산이 되지 않는 오래된 LP판과 턴테이블, 어릴 때 보았던 500원짜리 지폐와 기념 주화,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녹슨 농기구들, 그리고 놋그릇이나 은수저 등도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우습게도 제가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만든 게임기도 눈에 띄었습니다.

▲ 이것이 다 무엇일까요?

ⓒ2005 양허용

이곳에 온 사람들 대부분이 혼자서 찾아온 것처럼 보였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가끔씩 딸과 함께 나온 엄마나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모습도 종종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지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겠네요. 좌판 중간중간 흔치 않게 성인용품들이 널려 있어 아이들에게 교육상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성인들을 위한 용품들은 한쪽으로 몰아서 미성년자 출입금지 푯말을 붙이면 어떨까 생각됩니다.

▲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LP판.

ⓒ2005 양허용

한동안 우리 국민들 전체를 힘들게 했던 경기가 이제 바닥을 쳤는지 서서히 좋아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상인들 말에 의하면 아직 경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시계를 파는 아저씨에게 넌지시 말을 걸어 보니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고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의 숫자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은 어렵다고 하는군요. 그래도 제가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물건 값을 묻고 흥정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법 보이는 것 같아 안심이 되긴 합니다.

▲ 북한에서 들여왔다는 평양 담배도 있습니다. 북한이 고향인 분들이 많이 사가신다고 하네요.

ⓒ2005 양허용

동대문 벼룩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따뜻한 사무실에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난방기구 하나 없는 열린 공간에서 종이상자 하나로 찬바람을 가리며 하루 종일 장사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쉽겠습니까. 올 겨울은 또 오죽 추웠어야 말이죠.

좌판 하나의 크기는 대략 1평 정도 돼 보였습니다. 그 좁은 공간에 물건을 진열해 놓고 나면 밥 먹을 만한 공간도 없어서 통로에 앉은 채 식사를 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띕니다. 오후 3시나 된 늦은 시간에도 통로에 쭈그리고 앉은 채 밥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 반찬도 없이 맨 밥에 라면을 얹어 먹는 것이 점심입니다.

ⓒ2005 양허용

하지만 제가 만난 상인들의 모습은 밝기만 했습니다. 비록 몸은 춥고 고달프더라도 마음만은 즐거운 듯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하기야 하루 종일 찡그리고 있는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차라리 즐겁게 웃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얼 하나 물어보더라도 자리를 뜨기 미안할 정도로 친절하고 장황한 설명이 따라옵니다. 그 목소리들에 삶에 대한 진지하고 건강한 애착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그 목소리에서 힘든 삶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장사 틈틈이 바둑을 두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도 발걸음을 멈추고 같이 바라봅니다.

ⓒ2005 양허용

시장 한쪽으로는 상인들과 손님들을 위한 식당들이 먹자 골목처럼 줄지어 서 있습니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 김치국밥 2500원, 잔치국수 2000원, 뼈다귀 해장국 3000원, 꽁치 김치찌개 4000원. 게다가 반찬을 무려 21가지나 준다는 집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꼭 이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와 봐야겠습니다.

동대문 벼룩시장의 특징은 아무래도 값이 싸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곳에서는 웬만한 물건은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신사 바지도 한 벌에 만원, 등산화도 만원, 가방도 만원, 번쩍번쩍 윤이 나는 시계나 선글라스도 만원이 채 못됩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6~7만원씩 하는 고급 시계도 있긴 하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 이곳에 있는 물건들은 싸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2005 양허용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서울시가 오는 10월부터 동대문 운동장을 전시장, 쇼핑몰 등을 갖춘 상업문화단지로 바꿀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2003년 말, 노점상들의 격렬했던 시위가 잊혀지지 않았는데 또 다시 같은 일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런던이나 파리, 모로코, 홍콩 등 여러 나라의 벼룩시장은 명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고 합니다.

청계천과 황학동도 예전에는 그에 못지 않는 명물 벼룩시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개발의 논리를 앞세워 서울시는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명물 벼룩시장을 운동장 안으로 가두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그 맥을 잘라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군요. 꼭 현대적인 쇼핑몰만이 자랑스러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서울시도 상인들도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길고 혹독했던 겨울 추위가 물러가듯 힘들었던 불경기도 이젠 물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동대문 벼룩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사는 상인들이 진정으로 가슴을 펴고 웃을 수 있게 말입니다. 비록 날씨는 춥지만 오늘 햇살은 참 따뜻합니다.

/양허용 기자


덧붙이는 글
동대문 벼룩시장은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문을 열고 어두워지면 문을 닫으며 연중 무휴로 운영됩니다. 지하철 2, 4, 5호선 동대문운동장 역에서 하차한 후 1번 출구를 이용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옛 추억이 되어버린 황학동 도깨비시장. 우리는 장물시장이라고 불렀다.
청계천8가변에 붙어있는 이상한 시장.
조금 떨어진 놀이터 주변에는 야릇한 조명의 홍등가도 있었고, 아주 작은 극장도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가 지금의 프레아타운자리에 있었던 관계(?)로 평화시장을 많이 다니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장물시장을 다니게 된것은 LP를 듣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그곳은 이제 가보지 않은지가 15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모두 변함은 없는지...
지금은 지나간 옛 추억이 아니라 아직도 남아있는 기억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벌써 추억을 붙잡으며 살아가야 할 나이가 되었나 보다. 서글프다..


신고

'살아가는 이야기 > 가볼곳 - 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숲  (0) 2005.07.15
Just Blues  (0) 2005.06.01
동대문 풍물 벼룩시장  (0) 2005.03.20
쌈지 하늘길 - 인사동  (1) 2005.03.14
삼성 어린이 박물관  (0) 2005.03.04
냉면 맛있는 집  (0) 2005.03.02
top

tags

, , 대한민국>서울>중구>동대문운동장

posted at

2005.03.20 02:17


CONTENTS

박노가족(朴盧家族)
BLOG main image
朴盧家族의 살아가는 이야기
RSS 2.0Tattertools
공지
아카이브
최근 글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
사이트 링크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