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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더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은 이렇게 말했다.
"밥벌이도 힘들지만, 벌어놓은 밥을 넘기기도 그에 못지않게 힘들다. 술이 덜 깬 아침에, 골은 깨어지고 속은 뒤집히는데, 다시 거리로 나아가기 위해 김 나는 밥늘 마주하고 있으면 밥의 슬픔은 절정을 이룬다. 이것을 넘겨야 다시 이것을 벌 수 있는데, 속이 쓰려서 이것을 넘길 수 가 없다. 이것을 벌기 위하여 이것을 넘길 수가 없도록 몸을 부려야 한다면 대체 나는 왜 이거을 이토록 필사적으로 벌어야 하는가. 그러니 이것을 어찌하면 좋은가. 대책이 없는 것이다" (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