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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키는 5가지 방법

한국 사회에서 클라이언트를 설득시키는 5가지 방법

경쟁 피티를 준비하다 보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장상황도 파악해야 하고, 소비자 인터뷰도 해야 하고, 클라이언트 분석도 해야 하고, 기획서도 써야 하고, 프리젠테이션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은 당연히 광고주를 ‘설득’하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며, 비록 인내는 쓰지만 만약 성공만 한다면 그 열매는 달콤하기 그지없다.

설득한다는 것, 그것은 프리젠터의 역량과 스킬이 좌우한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설득 행위에 좀더 철학적 의미를 담아서 설명을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분명 사람과 사람간의 심리게임이다. 누가 더 소비자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더 클라이언트의 정곡을 찌르는지를 가지고 몇십분만에 몇백억원까지도 왔다갔다 한다. 그리고 그 몇십분을 준비하기 위해 몇 주 ~ 몇 달 동안 날밤을 까대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가 툭툭 던지는 몇 마디에 설득하기는커녕 설득을 당하고서 얼굴이 시뻘개져서 회의실을 빠져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비단 경쟁 피티뿐만 아니라 설득을 요하는 제 커뮤니케이션 행위, 예를 들면 발표ㆍ보고ㆍ회의ㆍ강의 등도 마찬가지다. 기업 내에서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설득을 하든지 아니면 설득 당하든지의 2가지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가 저술한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번역되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사실도 이러한 필요성이 갈수록 증대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치알다니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등의 6가지 로 요약하여 여러 가지 사례와 상황들로 증명하고 있다.

필자가 이 분보다 해박할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지켜봤던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필자도 나름대로 5가지 정도의 스킬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스킬들 중 어떤 것은 문화적 배경을 뛰어 넘어 보편적인 것도 있고, 또 어떤 것은 한국적 상황에 특히 잘 먹혀 들어가는 것도 있다. 또한 치알다니가 좀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설득심리를 정리한 것이라면, 이에 비해 필자가 제시하는 스킬들은 기업 내 혹은 기업 간에 행해지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차이는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 1. 비유(Figure)

장자(莊子)가 어느 날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당대의 유명한 논리학자였던 혜자(惠子)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장자가 "저기 물고기가 참 자유롭게 논다"고 하자, 혜자가 "당신은 물고기가 아닌데 물고기가 어떻게 자유로운지 아는가"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장자가 다시 혜자에게 "너는 내가 아닌데, 내가 물고기가 자유로운 것을 아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다. <장자(莊子)>의 '추수(秋水)’편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얼핏 말장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우화이다. <장자(莊子)>를 읽다 보면 혜자가 장자를 찾아와 설전을 벌이는 내용들이 가끔 등장하는데, 상대주의를 주장한 장자가 논리학의 대가인 혜자를 상대로 이런 식의 비유(Figure)를 통해 자신이 생각한 도(道)의 원리를 관철시켰던 상황을 볼 수 있다.

비유는 외견상 전혀 유사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동질적인 요소를 찾아내어 결합시킨다. 이것은 직접적인 경험적 차원을 벗어나 추상적ㆍ본질적인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성경>의 경우만 하더라도 전체 분량의 ⅓ 정도가 비유라고 하는 것을 보면 설득에 유용한 도구임에 틀림 없다. 지금까지 사례나 데이터가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는 우화, 고사성어, 명구 등을 인용하여 적절한 비유를 통해 설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마케팅’이라는 개념도 온라인상의 입소문을 질병의 전염에 비유함으로써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관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 2. 데이터(Data)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광고대행사에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 유명 리서치 기관ㆍ회사의 통계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클라이언트도 어떤 경우는 “분명 그 데이터는 틀린 것 같은데…”라는 식의 딴지를 걸어보지만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기 때문에, 이때는 분명 맞다고 바득바득 우기면 넘어가는 수 밖에 없다. (물론 확실한 데이터를 가지고 설득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의할 점은, 인터넷에서 이러한 데이터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기 때문에 상대방도 이미 알고 있는 뻔한 사실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쟁 P.T를 듣다 보면 몇 개의 회사들이환경분석 단에 제시한 데이터들이 거의 대동소이한데 이것을 듣고 또 듣다 보면 심지어 프리젠터가 미워지기까지 한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통찰력(Insight)이다. 클라이언트가 육안으로 봐도 빤히 알 수 있는 데이터로 썰을 풀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 속에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 3. 사례(Case)

어느 광고대행사에서 피티를 준비하면서 자료를 조사하다 외국에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하나 발견했다. 그런데 이것을 자사의 크리에이티브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의 아이디어인양 포장을 해서 피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피티 당일, 아무리 침을 튀기며 광고주를 설득해 보았지만 “아이디어는 좋은 거 같은데 너무 위험한 거 같아서…” 하면서 도대체 넘어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결국 프리젠터는 외국 사례를 ‘참고(?)’했다는 식의 변명을 한 다음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클라이언트 왈, “그럼 그렇지, 이거 좋네~ 이 안으로 갑시다!”하고 그 자리에서 결정을 지어버렸다고 한다. -_-;

하나의 구체적인 사례가 백 개의 논리보다 힘이 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좀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 탓인지 동종 업종의 외국사례나 다른 업종의 유사사례를 제시하는 것은 설득에 매우 유용하다. 필자가 아는 모 굴뚝기업의 대행사는, 클라이언트측 직원이 자신의 윗분에게 신상품 프로모션에 관한 피티를 하면서 각 아이디어마다 유사사례 및 결과데이터를 반드시 첨부하도록 요구해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돌다리를 두들겨보고도 안 건넌다’는 윗분을 설득하려면 아무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도 사례가 없으면 절대 안 움직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좋은 프로모션은 훌륭한 클라이언트로부터 나온다고 했거늘…


▪ 4. 경험(Experience)

어느 날 사자와 당나귀와 여우가 공동으로 사냥을 나갔다. 그들이 많은 사냥감들을 잡았을 때, 사자가 당나귀에게 사냥감들을 나눠보라고 말했다. 당나귀는 그것들을 똑같이 삼등분하고는 사자에게 그 중 한몫을 고르라고 하였다. 그러자 사자는 격노하여 당나귀에게 달려들어 잡아먹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사자는 여우더러 다시 나누어 보라고 말했다. 여우는 자기 몫으로 얼마 안 되는 것들을 남기고는 나머지 거의 전부를 하나로 합쳐 쌓아놓았다. 그리고는 사자에게 선택하라고 하였다. 그런 식으로 물건을 나누는 법을 누가 가르쳐 주었느냐고 여우에게 사자가 물었다. ˝바로 지금 당나귀에게 일어났던 사건(경험)이지요.˝ 여우가 대답했다.

사례(Case)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경우 그 회사가 경험ㆍ실적이 있는지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뭘 믿고 그냥 씁니까, 자칫하다 내가 잘릴 수도 있는데.” 가만 듣고보니 그 말이 정답이네? 클라이언트가 아이디어를 제대로 식별할 능력이 없고, 들어보니 대행사마다 아이디어는 고만고만한 것 같으니 이왕이면 면피를 할 수 있는 쪽으로 가자는 심리가 발동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이전에 한 번 모험을 해봤는데 실패를 보는 바람에 회사가 난리가 나서 다시는 안 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그래서 기획서를 볼 때 표지 다음으로 첨부된 대행사 실적부터 보고서 이미 반은 결정해 놓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경험을 어필하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어느 누구라도 “해봤다”는데야 별 수 있겠는가? 경험을 무기로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에피소드ㆍ증거를 곁들여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풍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웬만한 사람은 들어보지도 못한 실적들만 프로필에 잔뜩 쓰여있고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해보았더니 ‘원하는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툭 튀어나온다면 결과는 뻔하다.


▪ 5. 인맥(Human Network)

거두절미하고 우선 사례부터 하나 들자. MBC라디오의 <여성시대>라는 프로에서 어느 젊은 남성 청취자의 편지글이 소개되었다. 연대 김용학 교수의 <사회연결망 이론>에서 소개된 글을 재인용한 내용이다.

"군대를 갓 제대한 이 청년은 취직을 하려고 여러 회사에 입사원서를 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고 한다. 낙심 중에 다시 용기를 내어 A 회사의 입사지원서를 구해다 원서의 양식에 기입해 나가던 중, 유력인사나 혹은 이 회사 간부 중에서 아는 사람의 이름을 쓰라는 칸을 발견했다. 혹시 이 칸을 빈칸으로 냈기 때문에 여러 차례 낙방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신통치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그로서는 쓸 이름이 없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어느날 이 청년은 A 회사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루 종일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 마침 명찰을 떼지 않고 퇴근하는 한 직원을 발견하고는 명찰에 적힌 이름을 입사지원서의 빈 칸에 옮겨 적었다. "총무과장 김 아무개, 관계 사촌 형".

효과가 있었던지 서류심사를 통과했으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근심하며 간 면접 장소에서 그는 한 가닥 희망이 부서지듯 면접위원으로 나온 바로 그 총무과장을 발견한다. 한참을 빤히 보다가 총무과장이 물었다. "자네 나를 아는가?" 임기응변으로 "예, 저는 과장님을 평소부터 제 형님처럼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위기를 넘긴 이 청년은 며칠 후 합격통지를 받게 된다. 출근 첫날, 총무과장은 그를 조용한 곳으로 불러내 자판기 커피를 뽑아 주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사실은 나도 자네와 똑 같은 방법으로 이 회사에 입사했다네." 이후 두 사람은 친형제처럼 가까이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인맥은 설득의 입구이자 출구다. 아무리 어려운 일에 봉착해도 누군가의 “나 그 사람 아는데. 며칠 전에도 술 한 잔 같이 했었어”라는 말 한마디에 희망봉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려면 그 회사의 담당자의 전화번호ㆍ이메일주소를 알아보는 것보다 우선 사장님들끼리 서로 아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렇게 인맥으로 연결된 뒤에 얼굴을 접하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술술 풀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는 비유고 데이터고 사례고 경험이고 간에 그딴 것 필요 없다!

http://blog.naver.com/gyuyada/60011843414
출처블로그 : 인맥을 만드는 CEO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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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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