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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음악 비평

영화 비평은 어렵다. 영화나 소설, 만화에는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비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사보다 곡이다. 그것은 '어떤 노래가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감각이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결정된다. '영혼에 형식이 있다면 아마도 음악과 가장 닮았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좋은 노래와 음악은 그 자체로 듣는 이의 마음과 공명한다. 물론 가사도 중요하다. 가사에 담긴 의미는 노래를 만든 사람의 가장 직접적인 메세지다. 과거 음유시인들에 의해서 노래가 불렸던 것처럼 이야기나 상징을 가사로 전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가사가 아무리 좋아도 곡이 별로라면 좋은 노래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곡이 좋고 나쁘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작곡 기법이나 화성, 대위법 등의 전문 지식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지만, 음악에 문외한인 독자는 그런 말을 아무리 들어 봐야 어떤 노래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대중을 위한 음악 비평을 한다면 무엇보다 노래에 대한 이미지를 전달해 줘야 한다. 제일 간편한 방법은 비교를 하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뮤지션의 새 앨범이라면 전작들과 비교해 설명할 수도 있다. 또는 어떤 이미지를 상정할 수도 있다. 풍경이나 날씨를 예로 들 수도 있다. 인간의 희노애락 같은 감정에 빗대 곡의 분위기를 설명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독자가 들을 읽는 동안 음악의 느낌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밖에 대중음악의 계보나 뮤지션에 얽힌 갖가지 에피소드를, 또는 음악의 최신 경향이나 변화 등을 적절하게 섞어 넣는 방법도 있다. 음악 비평이 어려운 것은 음악을 언어로 형상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음악 비평이 시적으로 더욱 풍성해질 가능성 또한 있다.

- 김봉석 <전방위 글쓰기>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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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무엇부터 쓸까? 가장 일반적인 시작은 여행을 떠나는 자신에 대한 묘사다. 여행을 떠나는 마음가짐이나 이유, 떠나기 전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다. 혹은 인상적인 풍경이나 장소를 먼저 떠올린 후 여정을 따라 글을 쓴다. 중간 중간 불필요한 것들을 뺀다. 그것은 철저히 논리적인 필요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순서이거나, 독자가 흥미를 느끼는 정도에 따라 배치하는 것이다. (111쪽)

여행은 인간은 성장시킨다. 여행기는 여행하는 동안 성장한 기록을 담는 글이다. 정보를 담는 일은 정보서의 몫이다. 자신이 겪은 여행기를 쓴다면 당연히 여행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드러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행기는 또 하나의 에세이다. (203쪽)

- 김봉석 <전방위 글쓰기>

'자신에게 중요한 순서'나 '독자가 흥미를 느끼는 정도'는 모두 주관적이다. 한데 '철저히 논리적인 필요에 따라 결정해'라고 말하는 것은 상충이다. '논리적'이라는 말에 쉽게 수긍이 가질 않는다. 좀 더 지나면 이 글이 달라질까?(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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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은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전하기 위한 것이다. 나의 생각만 옳다거나 절대적인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다. 나의 생각이 이렇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그 전해지는 과정을 통해서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소통은 단지 나의 생각만을 일장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다. 주고, 받는 것이다.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다시 누군가의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꼭 일대일의 관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내가 다수에게 전달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책을 쓰는 경우에는 내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직접적으로는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독자의 리뷰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하여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필자 역시 배우고 깨닫는 것이 있다. 글쓰기는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되는 것이다.

- 김봉석 <전방위 글쓰기> 19쪽